본성과 영성

박재순l승인2015.06.07l수정2015.06.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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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 영성은 물질-육체적 존재와 현실을 초월한 존재와 차원, 품성과 능력을 나타낸다. 물질과 육체의 존재와 현실을 초월한다는 말은 거기서 자유롭다는 말이고 자유롭다는 말은 물질과 육체에 매이지 않고 물질과 육체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영과 영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자연만물세계와 생명세계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할 수 있는 초월적 자유와 힘과 품성이다.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자연물질세계와 생명세계는 나의 몸과 맘이다. 자연적으로 주어진, 자연적으로 타고난 몸과 맘의 본성이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다. 영과 영성은 인간의 본성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초월적 힘이다. 영과 영성은 인간의 본성 속에 깊이 숨겨 있으면서 인간의 본성을 초월해서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영과 영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나’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초월적인 ‘나’다. 내가 나를 새롭게 하고 짓는 것은 내가 나를 낳는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영성, 하늘의 본성(天性)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인간의 본성 속에 깃들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을 갈고 닦으면 영성이 드러나고 실현된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본성 속에 하늘의 본성인 영성이 자연적으로 주어져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자연적인 본성이 그대로 실현되고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

서구의 그리스철학은 초월적인 하늘을 배제한 자연철학이므로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키거나 창조한다는 생각이 부족했다. 플라톤에게서 덕은 인간 본성, 즉 탐욕과 기개와 이성의 기능을 실현하는 능력이다. 이런 철학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고양시킨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인간의 본성을 쇄신하고 창조한다는 생각은 나오기 어렵다. 히브리 기독교 신앙에서는 하나님과 인간세상을 대립, 분리시키는 경향이 있고 하나님의 초월적 자유와 주권을 강조했으므로 인간의 본성과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한다는 생각이 두드러졌다. 회개는 삶의 새로운 전환과 함께 인간의 본성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것이다. 회개는 인간이 죽고 다시 태어나는 신생(新生)을 포함한다. 새로 나고 거듭 나는 것이 영과 영성의 일이다.

한국인이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받아들인 것은 인간의 자연적인 본성 속에서 영과 영성을 찾고 실현하려는 동아시아 종교문화와 자연적인 본성이 죽고 다시 나는 초월적인 기독교 종교문화의 만남과 융합이다. 한국-동아시아의 종교문화에서는 주어진 자아를 긍정하는 주체적 자유의 영성이 강조된다면 서구 기독교에서는 주어진 자아를 부정하고 새롭게 하는 초월적 자유의 영성이 강조된다.

오늘 우리는 생명진화론과 새로운 우주론, 민주화와 세계화, 역사와 문명의 변화와 쇄신을 전제로 인간의 본성과 영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해야 한다. 이런 논의는 신학과 철학의 틀과 성격(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신학과 철학에 이를 것이다.

 


박재순  p994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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